퇴사한 주니어 개발자가 하는 일 (23년도 1분기 결산)
목차
2023년은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시작한 해이다.
능력 있는 개발자가 되어 돈을 많이 벌고 싶어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코딩은 내 적성에 아주 잘 맞았고 흥미를 유발하는 훌륭한 취미이자 직업이었다.
그렇게 개발자로 진로를 정하고 달리다 보니 운이 좋게 2021년 말에 한 스타트업에 개발자로 취직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의 개발자 커리어가 시작되었고 누구보다 잘 해낼 자신도 있었다.
개발자는 컴퓨터를 하루 종일 보면서 요구하는 것만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다.
회사가 어떻게 하면 성장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팀이 되어 조금 더 행복하고 효율적으로 구성원들이 일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내가 간 회사는 내 욕구와 맞는 회사였다. (이런 점 때문에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을 목표로 준비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상황에 직접 처하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1. 회사 생활을 하며 생긴 문제
회사의 결정들이 개발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개발에 있어서는 개발지식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지만, 회사의 결정들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다소 있었다.
물론 나도 회사에서 하라고 하니깐 하란 대로 했지만, 의문점은 풀리지 않았다.
회사는 무슨 기준으로 결정을 내릴까? 내가 가진 의문점이었다.
it 업계 초기 스타트업은 보통 엔젤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서비스를 만들고 가능성을 인정받아 다시 투자받는다?
유튜브에서 여러 스타트업에 대한 영상들을 보고서 이런 내용을 자주 접했는데 우리 회사에 대입해 보니 수입에 비해 훨씬 많은 지출이 일어나는 것 같았고 이걸 투자금으로 감당하기는 가능한 것인가 의문도 생겼다.
내 돈에 대한 관리도 쉽지 않았다.
돈은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집을 사야 하나 생각해보면 높은 금액에 엄두가 나지 않았고 차를 사야 하나 싶으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지만 돈을 왜 모아야 하는지도 명확히 모르겠고 남들이 그러라니까 모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한 주식투자는 자꾸 떨어지는데 원인도 모르면서 유명하다는 주식은 하나씩 사 모으고 있었다. (작년은 계속된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였는데 금리와 주식의 연관성도 모르면서 투자했다 지금 보니 금액이 적었으니 망정이지 말도 안 되는 투자였다)
그러다 보니 동료들의 주식, 부동산 얘기는 딴 세상 얘기 같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장 답답한 건 그들이 맞는 말을 하는지 틀린 말을 하는지 분간도 되지 않는 나의 모습이었다)
개발만 잘해서 인정받으면 된다고 생각한 나는 다른 곳들에서 위기들을 맞고 있었고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2.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의 결정이든 내 개인의 문제이든 확신한 점이 있었다. 나는 돈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
돈은 많이 벌고 싶다고 하는데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 모일 거란 말은 집값, 금리, 세금, 인플레이션 등을 봤을 때 나에게 설득력이 없었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고 회사는 어떻게 돈을 굴리고 이윤을 추구하는 지도 몰랐다.
막연히 상품 혹은 서비스를 많이 팔면 좋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나는 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현대 사회의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에 대해 궁금해했던 것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난 세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궁금했던 도서들을 읽으려 했지만, 회사생활과 컴퓨터 공부 그리고 출퇴근을 모두 감당하면서 이외의 공부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했다. (성격상 일을 대충 하진 못한다. 특히 컴퓨터 서적은 집중해서 읽으면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다른 서적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소 과감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한 후 올해부터 바로 내가 궁금했던 모든 도서를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과감한 판단을 한 근거는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돈을 제대로 모르고 돈을 번다는 창피함이 더 과감한 판단을 하게 만든 것 같다.
3. 읽은 책들
퇴사 초기에는 나만의 웹 혹은 앱 서비스를 런칭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스타트업, 컴퓨터 관련 책들을 찾아봤다.
하지만 기술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점차 돈, 자기 계발, 경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넓게 책을 보기 시작했다.
a. 돈, 자기 계발
총 12권
자산과 부채의 차이를 알게 되었고 부채에 대한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을 버렸다.
직업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회사원, 전문직뿐만 아니라 사업가, 투자자 등 여러 가지 활동으로 돈을 벌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들에서 습득한 작은 습관들을 지키기 시작했는데 특히 아침에 하는 몇 가지 작은 루틴들은 하루를 성취감 있게 시작하는 데 있어 좋았다.
b. 경제
총 7권
자본주의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경제를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궁금했던 문제들이 생각보다 쉬워지는 효과가 있었다.
경제 기본 서적들을 보면서 경제 용어들에 조금씩 친해지고 있고 매일 아침 경제 뉴스를 봐도 잘 읽히는 수준까지 왔다.
경기, 금리, 환율 등 중요 개념들을 경제 기사에서 인상 깊게 보기 시작했고 부동산, 주식 등에도 관심이 생겼다.
c. 글쓰기
총 5권
회사에서 일할 때 사람들을 이끌어야 할 상황에서 내가 논리력이 부족하다고 느꼈었다.
논리력을 보충하기 위해 글쓰기 연습하기를 택했는데 내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코딩과 비슷한 면도 있고 머리도 가벼워졌다.
그런데도 글쓰기는 여전히 어려운 단계인 것 같다.
글쓰기를 통한 브랜딩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d. 스타트업
총 8권
it 창업가들에 대한 책부터 개발 방법론에 대한 책 그리고 서비스 기획에 대한 책들을 봤다.
it 창업을 떠올리면 아직 막막한 기분이 더 많이 든다. (서비스 개발은 간단해 보여도 머리 아픈경우가 참 많다)
하지만 내 최종적인 목표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인 만큼 언젠가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e. 컴퓨터
총 10권
주로 지금까지는 회사에서 많이 쓰는 기술들을 봤었다.
이번 기회에 조금 더 원론적인 내용들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컴퓨터 책은 역시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도 한번 읽으면 푹 빠져서 재미있다.
f. 기타
총 3권
인간관계에 대한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
4. 실행한 것들
a. 블로그
블로그를 만들고 총 3개의 글을 올렸다.
다른 블로그들을 보고 비교해보니 내 블로그는 부족한 점투성이다.
글 쓰는 법, 주제에 대한 생각도 해봐야 할 것 같고 개발자 아니랄까 UI도 다듬어 보고 싶다.
다음 분기에는 글도 20개 이상 작성하고 UI 수정도 목표해야겠다.
b. 아침 루틴
현재 진행 중인 아침 루틴은 이불 개기부터 시작해서 스트레칭, 스쿼트 100개, 경제 뉴스 보기다.
지키면 성취감이 있어서 이불 개기, 경제 뉴스 보기는 꼭 하게 되는 것 같다.
모든 게 안 지켜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c. 경제 기사
경제의 큰 흐름을 기사로 접해서 좋다.
다음 목표는 부동산 세미나도 참여해보고 직접 경매도 참여해 보고 싶다.
부동산을 통해 수동적인 수입을 내보고 싶다.
d. 기록하는 습관
내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있는 일들을 노션에 기록하고 있다.
쓰고 싶은 글 주제나 생각들도 생각날 때마다 메모하고 있는데 메모하면 기억이 날아가지 않아서 장점이 많다.
5. 마무리
2023년이 시작된 지 3개월이 되었다. 약 90일의 시간 동안 45권의 책을 읽었다.
이틀에 한 권 정도 읽은 정도인데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니 비슷한 주제는 비슷한 내용이 많아져서 처음에는 읽기가 어렵지만 몇 권 보다 보면 속도가 빨라지는 걸 느낀다.
경제, 투자 서적을 보면 복리의 마법이 많이 나온다.
책 읽기도 하나의 복리의 개념이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읽는 속도가 느리지만 점점 빨라짐을 느낀다.
언젠간 더 다양한 지식을 획득하고 실행해서 선택에 자유로운 삶을 위해 노력해야겠다 다시 한번 다짐한다.
처음엔 다 어렵다. 익숙해지면 쉬워진다.